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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의 창작, 어디까지 가능할까?

디지털콘텐츠/이슈리포트

by 디지털콘텐츠기업 성장지원센터 2021. 10. 29.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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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Pixabay, https://pixabay.com/ko >

 

20218, 베토벤의 열 번째 교향곡이 완성되었다. 이 교향곡은 베토벤이 죽기 직전까지 쓰고 있던 곡으로, 200년 동안 미완성 상태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베토벤이 세상에 없는 현재, 이 교향곡을 완성시킨 사람은 누구일까?

 

이 곡을 완성한 것은 다름아닌 AI. 독일의 한 통신사는 2019년부터 베토벤 프로젝트를 진행하였고, 전 세계 인공지능 전문가와 음악학자들이 모여 베토벤의 곡을 연구하였다. AI 프로그램은 베토벤의 특성을 파악하여 그가 썼을 만한 음표를 골라냈고, 음악가들은 이를 검수하고 배치하여 남은 악장을 완성하였다. 베토벤 교향곡 10번이 인공지능(AI)의 도움을 받아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 발달에 따라, 여러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사용되고 있다. 고유한 인간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예술도 예외는 아니다. 음악, 미술은 물론 문학 분야까지 인공지능이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을 뽐내고 있다.

 

< 출처 : 구글 '마젠타 프로젝트' - Magenta 홈페이지, magenta.tensorflow.org >

 

음악 분야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것은 베토벤 프로젝트사례가 처음이 아니다.

 

2016, 구글도 인공지능이 작곡한 80초 분량의 피아노 곡을 공개한 바 있다. 이는 '마젠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공개된 곡이다. 마젠타 프로젝트는 노래, 이미지, 그림 등 자료를 생성하기 위해 딥 러닝과 강화 학습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프로젝트이다. 연구진들은 알파고를 개발한 영국 AI 프로그램 개발사와 협력해 엔신스(NSynth·신경신디사이저)’ 툴을 개발하였다. 1천여 가지 악기와 30여만 가지 음으로 구축된 데이터베이스를 AI에게 학습시켜 새로운 소리와 음악을 만들 수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딥컴포저(DeepComposer)도 이와 유사하다. 이용자가 키보드로 멜로디와 리듬을 입력하면,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 활용으로 반주를 창작한다. 두 가지 인공지능 모델, ‘생성자(generator)’식별자(discriminator)’가 경쟁하며 피드백을 주고받은 후, 이에 따라 선택한 장르와 목표치에 적합한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 출처 : 에드몽 드 벨라미 초상화 - “AI가 그린 초상화, 5억원에 경매 낙찰”, <머니투데이>, 2018.10.26. >

 

미술 분야에서도 인공지능 기술은 두각을 드러낸다. 2018, 한 경매에서 에드몽 드 벨라미(Edmond De Belamy)’라는 초상화가 5억원에 낙찰되었다. 작품 오른쪽 하단에는 화가의 낙관 대신 수학 공식이 적혀 있다. 바로 그림 제작에 쓰인 실제 알고리즘이다. 이 작품은 프랑스 한 예술공학단체가 14세기부터 20세기까지의 그림 15천여개를 AI에게 학습시켜 그려진 그림이다. 딥컴포저와 마찬가지로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을 이용하여 학습하였다. 생성자는 그림이 실제 사람이라고 식별자가 판별할 때까지 끊임없이 반복학습을 한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드로잉봇(Drawing Bot)’이라 불리는 ‘AttnGAN(Attentional 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을 발표하였다. 문장으로 표현된 추상적인 이미지를 그림으로 표현해주는 기술이다. 이는 문장을 구성하는 각각의 단어를 이미지화 하는 기술로, 복잡한 텍스트로도 비교적 정확한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고 한다.

 

< 출처 : Deep Dream Generator 홈페이지, deepdreamgenerator.com >

 

한편, 구글은 2016년에 이미 딥드림(Deep Dream)’을 발표하며 AI 화가의 등장을 알렸다. 이는 빈센트 반 고흐, 르누아르 등 실존 화가의 작품과 화풍 학습 후 결과값을 도출하는 AI 기술이다. 주어진 이미지를 인식하여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실존 화가의 화풍을 적용하는 것인데, 이전에 없던 완전한 창작은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미국 럿거스 대학과 페이스북은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의 발전된 형태인 '적대적 창조망(CAN, Creative Adversarial Network)'을 개발하고 ‘AICAN’이라 이름 붙였다. 이는 이전의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과 달리 창의성을 가진 형태로, 기존 화가들의 작품과 화풍을 학습하지만, 최대한 이전에 없던 작품으로 만들어낸다. 실제 관람객 중 75%인간화가의 작품과 구별하기 힘들었다고 표현할 만큼 작품성을 지닌다.

 

인공지능이 문학 분야까지 진출했다면 믿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국내에서 AI 작가가 쓴 소설이 출판된 바 있다. 20218, 인간 소설가 감독과 AI 소설가의 협업으로 '지금부터의 세계'라는 책이 출판되었다. 인간 감독이 설정한 주제, 소재, 배경, 캐릭터 등에 따라 본문 문장을 AI 소설가가 작성한 것이다. AI는 딥러닝 기반으로 명령어를 조정해가며 문장을 만들어냈다. 문장력은 좋지만, 작품 전체를 꿰뚫는 맥락이 미흡했다는 평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인공지능은 시인으로도 데뷔하였다. AI 시인은 1920년대 이후 현대 시인 519명의 작품을 학습하여 1만여 편의 시를 집필하였고, 이를 선별해 햇살은 유리창을 잃고(Sunshine Misses Windows)’가 출간되었다.

 

< 출처 : Pixabay, https://pixabay.com/ko >

 

예술계에서는 인공지능이 창작한 작품을 과연 예술품이라고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인간의 예술작품은 개인 감수성, 상상력, 창의성이 포함되어 하나의 고유한 것을 만들어낸다는 데에 의의가 있는데,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작품들은 이러한 조건을 만족하는지에 관해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인간의 작품과 인공지능의 작품을 동일선상에 놓을 수 없다고 한다.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작품은 말그대로 창작한 것이 아니라, 기존 여러 작품들을 학습하고 유사한 이미지를 내놓은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를 학습하는 과정에 필요한 알고리즘, 데이터 등은 모두 인간이 제공하였고, 판별하는 기준도 인간이 개입하여 지도학습한 것이기 때문에 인공지능 고유의 창작물이라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인간의 학습도 모방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점을 배제할 수 없다. 인간의 성장 과정과 삶에 개입된 요소들이 합쳐져 개인 창작물에서 드러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관련 기술 개발 속도가 점차 빨라지며, 인공지능의 작품은 더욱 정교해질 것이다. 강해진 인공지능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독창적인 무언가를 내놓을 수도 있다. 인간은 이것이 예술인지 아닌지 정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공지능 예술가가 불러올 영향력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AI 예술품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관련 직종들이 새로 생겨날 것이며, 저작권과 관련한 논의도 새로운 화두로 떠오를 것이다. 또한, 대중들에게 신선함과 색다른 예술적 체험을 제공하고, 폭넓은 문화 활동을 향유할 수 있게 해준다. AI 기술이 예술 분야에서 영향력을 넓히는 과정 동안 이전에 없던 새로운 질문들이 또 생겨날 것이며, 이제는 새로운 질문들의 답을 찾아가야 할 타이밍이다.

 

[출처]

- “베토벤 미완성 교향곡, AI가 완성했다”, <한경닷컴>, 2021.08.29.
- “인간 예술 이해·재창작하는 AI구글 마젠타 프로젝트’”, <연합뉴스>, 2017.06.22.
- “아마존, 음악작곡 통해 인공지능 가르친다”, <한겨레>, 2019.12.05.
- “AI가 그린 초상화, 5억원에 경매 낙찰”, <머니투데이>, 2018.10.26.
- “예술성은 떨어져도문학 진일보 시킬 'AI 소설'”, <매일경제>, 2021.08.25.
-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 예술인가 기술인가”, <경향신문>, 2020.05.22.
- “인공지능의 예술 창작, 경쟁이 아닌 상생으로”, <사이언스타임즈>, 2021.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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