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메이커 컨퍼런스는 비영리 사단법인 루프임팩트와 성동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컨퍼런스로 사회 곳곳의 체인지메이커(사회혁신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우리 시대에 대해 탐구하고, 더 건강한 사회를 향한 해법을 모색하고자 마련되었다. 올해는 ‘AI와 함께 만드는 지속가능한 내일’이라는 주제로 진행하였는데 AI의 역할과 가치, 잠재적 위험을 함께 탐색함으로써, AI의 사회적 책임과 영향력을 균형 잡힌 관점으로 조명한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지속가능한 도시와 지역 커뮤니티’, ‘공정한 미래 교육’, ‘일터의 다양성과 포용’이라는 테마를 AI와 연결하여 3개의 주제 컨퍼런스로 구성되었다. 따라서 다음부터는 ‘AI가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방법’, ‘AI 시대, 모두를 위한 교육’, ‘AI를 포용하는 다양
성, AI가 포용하는 다양성’ 각각의 주제에 대해 차례로 알아보려 한다.
1. AI가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방법
본 글은 해당 주제로 키노트 스피치를 담당해 주신 서울대학교 인구정책 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이상림 박사님의 말씀을 중심적으로 작성하였다. 먼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앞으로 25~30년 후에는 우리나라가 일본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고령화된 나라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그때 노인 인구의 비율은 약 40%인데 현재의 노인 인구 비율이 약 18% 임을 감안한다면 굉장히 높은 비율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고령화에 관한 얘기를 하면 대부분이 노동력이 부족해지고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재정적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등의 나라 경제적 측면에서만 이야기를 나누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고령화가 실제로 진행되면 이런 경제적 측면뿐 아니라 다른 영역에서도 큰 문제를 미친다. 예를 들어 고령화가 진행되면 피가 부족해진다. 수혈 가능한 젊은 인구층은 줄어들고 수혈을 필요로 하는 고령층이 많아지면서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고령화 속도가 빠른 것에는 저출산이 누적된 형상이라고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저출산에 문제를 직접적으로 체감한 것은 2021년이다. 이때 2가지 사건이 있었는데 첫 번째는 태어나는 사람보다 죽는 사람이 더 많아지는 자연감소가 시작된 것이고 두 번째는 지방대에서 대량 미달이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에 대해 우리 사회는 안일하게 생각하면서 전혀 대처를 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초고령화 + 인구감소 시대의 AI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크게 3가지 역할로 구분하여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노인 및 중고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어떤 것, 둘째, 노동 사이즈 감소로 인한 생산성 감소를 대처하는 것, 셋째, 공공의 영역으로 새롭게 들어서는 시장에 접근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3가지 조건이 필요한데 먼저 지금의 시각이 아닌 미래의 관점에서 선제적인 수요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다음으로는 인구의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규제 개혁 및 중앙/지역 정책의 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기술과 제도가 실현되는 공간인 사람과 사회에 대한 이해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AI의 역할 중 첫 번째와 세 번째를 중점적으로 살펴보면, 오늘날에는 많은 자원이 있기 때문에 노인기에도 새로운 수요가 발생하였다. 새로운 수요는 건강 리스크 방지, 일상적 돌봄, 안전한 주거, 생활 욕구, 경제적 리스크 방지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이는 의료 복합 시니어 주택과 자산/소득 종합관리 금융이라는 구체적인 형태로 발전 가능한데 바로 여기가 AI와 결합될 가능성이 높은 지점이다. 금융과 제도가 점점 복잡해지는 과정에서 고차원적인 자산 관리와 더불어서 제도의 준수도 체크해야 하는데 이것은 인간이 하기에는 힘든 부분이며 AI가 서포트를 해 줘야 하는 부분이다. 건강 부분에서 건강의료 서비스나 노년기 여가를 지원하는 데 있어서 AI가 큰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에는 금융이나 의료업이 다른 산업에 열리지 않은 상황이라 AI 기술과 결합하고 시장에 확장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점차 시간이 지남에 따라 관련 수요는 점점 커지게 될 것이고 결국 산업과 시장 및 제도는 AI와 결합하여 민간의 차원까지 열리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초고령화 사회에서 의료 및 금융이 AI와 결합하여 어떻게 새로운 시장으로 확장될 수 있을지, 이 외에도 어떤 새로운 수요에 AI를 활용하여 대응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2. AI 시대, 모두를 위한 교육
본 글은 해당 주제로 키노트 스피치를 담당해 주신 카이스트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박경렬 교수님의 말씀을 중심적으로 작성하였다. 컨퍼런스에서는 AI의 기술 자체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교육 현장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교육 효과를 높이는 학습 도구로서 AI의 역할을 무엇인지 초점을 맞추었으며 동시에 청소년들의 디지털 기기 중독, 문해력 저하, 인프라 부족으로 인한 격차 발생 등 AI의 양면성에 대해서도 다루었다.
먼저, 도입으로 정부의 정책을 살펴보면 내년 2025년부터 AI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해서 초등 3, 4학년, 중등 1학교, 고등 1학년을 대상으로 수학, 영어, 정보 과목에 우선 적용할 계획이다. 2028년까지는 모든 학년과 전 교과목까지 확대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학습자 개개인에게 맞춤형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공교육의 질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지난 5월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유보해야 한다는 국회 국민청원에는 5만 6천 명 이상이 동의하는 등 도입에 앞서 사회적 공론화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다.
도입에 이어 본격적인 내용에 대해 알아보겠다. 인공지능이라는 기술의 개발이 어떻게 우리의 교육에까지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된 것일까? 그것부터 알아보도록 하자. 그 이유는 인공지능이 일반목적기술이기 때문이다. 일반목적기술이란 증기 엔진, 전기, 컴퓨터, 반도체, 인터넷 등과 같이 사회 전반에 걸친 파급효과를 내는 기술을 의미한다. 즉, 그렇기에 인공지능도 우리의 교육, 사회, 산업, 안보 등에 적용될 수 있고 그렇기에 우리가 더욱 주목을 해야 하는 것이다. 다양한 파급효과 중 교육에 있어서 인공지능은 교육의 기본적인 가치나 인간의 창의성에 대한 전면적인 변화를 살펴보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
지금 현재 우리는 AI 교육을 우리 미래세대 아이들에게 어떻게 접근시킬 것이며 교육적 가치를 늘릴 것인가와 연결 지어 생각해야 한다. AI 교육에 대한 접근은 다음과 같은 4가지이다.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력, 글쓰기 능력, 교육의 자율성, 인간과 기술의 관계이다. 첫 번째, ‘인공지능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력을 길러줄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서는 의문이 드는 점도 있다.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상황에서 다양한 인공지능 툴들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기에 우리는 챗지피티나 여러 인공지능들을 통해 여러 자료를 찾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받게끔 하면서 인간과 기계의 협업을 통해 비판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두 번째, ‘LLM(거대 언어 모델)의 활용이 보편화되면서 글쓰기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어쩌면 인공지능에 매몰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특히, 초등/중등 학생들의 경우 주어진 과제를 인공지능에 맡겨두고 그 이후에 추가적인 사고과정을 거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것들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어떻게 제공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충분히 해야 할 시기이다. 세 번째, ‘인공지능이 교육의 자율성을 높일 수 있을까?’ 기본적으로 인공지능은 교육의 개별화, 맞춤형 교육의 가능성을 제공하기 때문에 교육의 자율성에 대해서는 어마어마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개별화에 대해서 좋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면 개별화된 교육은 항상 좋은 것일까? 다른 사람들과 토의하고 생각을 나누면서 얻게 되는 것은 굉장히 많다. 기계적으로 학습하고 개별화된 교육만을 하게 된다면 그게 오히려 수도적인 교육이 되는 것 아닐까? 인공지능 기술로 인해 오히려 단절되는 장벽이 생기는 것 아닌지 고려해야 한다. 네 번째,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과 기계의 협업시대라는 것이다.’ 이것은 인공지능과 인간이 서로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두 개가 융합되는 시대를 의미한다. 기술이 고도로 발전되는 세상에서는 모든 게 네트워크가 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기술과 인간의 하이브리드도 형성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의 제어 측면인데, 기술의 발전은 그 속도가 너무 빨라 정책, 제도, 사회적 규범을 만드는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특히 인공지능 시대에서는 기술 혁신의 속도를 제어하고 규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이 차이를 인정하고 어떻게 사회적으로 윤리 체계나 가이드라인을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인공지능 시대에 더 깊이 있는 교육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박경렬 교수님 ‘DEPTH’를 제시하였다. 다음으로는 DEPTH의 의미를 하나씩 살펴보겠다.
D - Democratization(인공지능의 민주화): 인공지능 시대에 더 깊이 있는 교육을 위해서는 기술의 보편적 사용이 보장되어야 하며, 기술/정보에 대한 접근성도 함께 확보되어야 한다. 특히, 기술과 알고리즘이 형성될 때 시민과 전문가들의 참여가 빈번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E – Environment-Friendly(지속 가능한 인공지능의 사용): 디지털 전환, 인공지능의 발전은 가장 반환경적인 발전이다. 해당 기술에 사용하는 전력량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인공지능이 어떠한 사회적, 전지구적, 기후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교육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P – People-centered(인간 중심의 인공지능): 중요한 것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기술을 통해서 우리가 어떻게 발전할 수 있을까? 생각하는 것이다. 기술에 매몰되지 않고 인간 중심의 인공지능 사용과 교육의 적용이 필요하다.
T - Trustworthy AI(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 이것은 가장 핵심적으로 연구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인공지능 분야는 결국 데이터의 문제이기 때문에 데이터가 전체 인구를 어떻게 포용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안전하고, 투명하고 포용성 있는 인공지능의 개발과 적용 및 교육이 필요할 것이다.
H - Human Right(인권의 가치): 딥페이크, 사이버불링 등 교육 현장에서는 기술과 관련하여 여러 가지 문제들이 다수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보편적인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중요할 것이다.
학생들에게는 인공지능을 통해 학습할 수 있는 기회가 굉장히 많다. 그렇다면 학교는 학생들에게 무엇을 해주어야 하는가. 첫째, 질문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둘째, 암묵적 지식의 학습이다. 인공지능에게 물어보거나 사전을 찾으면 바로 정보가 나오는 명시적 지식이 아니라 시행착오 과정을 통해 어떤 것을 배우고 그다음에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도전과 실패의 과정에서 어떻게 다시 일어설 것인가. 이런 암묵적인 지식을 학습할 수 있도록 학교는 지원해야 한다. 셋째, 학제 간 융합이다. 창의성은 융합의 공간에 존재한다. 따라서 사회정책, 교육, 연구 등을 함께 생각하는 접근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교육과 개발에 소외된 지역과 사회를 찾아내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통해 모두를 위한 AI를 활용할 수 있다. 문맹률, 디지털 리터러시, 모바일 지수들 등의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툴을 활용하여 분석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단순히 학생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교육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에 그치는 게 아니라 근본적으로 교육이 필요한 지역을 찾아내고 이러한 곳에 지원함으로써 교육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3. AI를 포용하는 다양성, AI가 포용하는 다양성
본 글은 해당 주제로 키노트 스피치를 담당해 주신 언어발전소 윤슬기 박사님의 말씀을 중심적으로 작성하였다. 컨퍼런스에서는 언어재활의 변화를 중점적으로 알아보았다. 먼저, 언어치료로 흔히 알려져 있는 언어재활은 말 늦은 아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 청각 장애 등과 같이 발달 과정에서 의사소통에 도움이 필요한 아동이 대상으로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 경우, 아동의 성장에 맞추어 적기에 중재를 제공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러나 성인의 경우에 언어재활이 필요할 수 있다. 뇌졸중, 사고로 인한 뇌 손상, 퇴행성 뇌 질환 등 후천적으로 의사소통 장애를 갖게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즉, 언어재활은 의사소통과 관련된 넓은 범위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재활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언어재활 분야에 AI가 어떻게 접목되고 있는지 2가지 사례를 알아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 이화여대와 포스텍 연구팀이 함께 개발한 Open Sesame? Open Salami! 프로그램이다. 이 사례는 언어 진단과 중재에 있어서 다양성과 개인화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아동의 가정 내 언어 환경을 분석해 목표 어휘를 설정하고 고빈도 어휘 중심의 맞춤형 동화책을 생성해 준다. 개인의 환경을 존중하고 새로운 중재 방향성을 제시해서 다문화 환경에 있는 가정의 양육자가 중재를 도울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두 번째, 북미 기반 온라인 언어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Expressable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다양한 활동으로 구성된 홈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AI를 통해 환자의 언어를 분석해 유의미한 진전을 위해서는 몇 회의 세션이 필요한지 등의 정보를 보호자에게 제공한다. 이와 더불어 보험사와 협업하여 환자의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한다.
미래의 언어치료는 환자가 언어 상태를 객관적으로 진단받고 일상생활과 연계된 어휘와 표현으로 개인화된 맞춤형 치료를 받는다. 또한, 재활의 진전 상황 및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해 최단 경로를 따라 재활을 할 수 있게 된다. 언어치료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은 각자 증상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에게 맞는 방식으로 진단받고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위해 수행결과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사의 경우, 치료 준비에 쏟는 시간은 줄이고 더 많은 환자를 지원할 수 있게 된다. 이런 미래의 모습은 AI를 통해 가능하다.
미래의 AI가 포용해야 하는 사람은 이런 사람이다. 안면 마비로 인해 발음이 불분명한 뇌 질환자, 듣기/쓰기/말하기/읽기가 고루 발달하지 않은 발달 지연 아동, 말소리로 발화할 수 없어 눈빛이나 제스쳐, 그림판으로 소통해야 하는 중증의사소통 장애인, 현장에서 이들을 마주하고 치료하는 치료사. 이러한 사람들에게 AI가 필요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AI는 부정확한 발음을 있는 그대로 전사해 주는 AI 속기사, 환자의 직업과 경험, 선호도에 맞게 목표 어휘를 제안해 주는 AI 어시스트, 환자 수준에 맞는 시각 자료를 만들어주는 그래픽 디자이너, 매일매일 쌓이는 재활 수행결과를 분석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데이터 분석가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며 이것이 미래 언어치료를 위해 AI가 지원해 줘야 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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