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회계사의 등장, 미래의 회계 전망은?

  저번 기사에서는 전반적인 기업 경영(ERP)에 활용되는 AI 기술에 대해 살펴보았는데요, 이번 기사에서는 기업 경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인 회계와 관련된 내용을 AI 기술과 함께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AI 기반 재무관리 플랫폼과 회계에 AI 기술이 도입한 사례에 대해서 살펴본 후, 인공지능 도입으로 인한 회계사 직업 전망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인공지능 시대에 회계사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이야기하며 글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AI가 기업 재무상황을 분석하고 관리해주는 플랫폼이 등장했습니다. 스타트업 ‘아이씨(Aicy)’가 독자 개발한 AI 기술인 ‘원장 마이그레이션’은 특정 규칙에 기반해 기업의 엑셀 원장(거래장부) 파일을 읽을 수 있습니다. AI가 엑셀을 읽은 뒤에는 플랫폼에 적용된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기술이 회계사처럼 보고서를 작성해줍니다. 통상적으로 회계사가 한 달 치 재무분석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평균 10~16시간의 작업시간이 소요되지만 아이씨는 이를 3분 만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봄(에이미 리) 아이씨 대표는 “규칙기반 AI로 전 세계 모든 계정별 엑셀 원장 파일 데이터 추출 엔진을 가동해 재무분석 작성과 재무진단 자동화 모델을 도입했다”며 “이를 통해 재무 핵심성과지표(KPI)를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림1. 재무관리 플랫폼 ‘아이씨’ 서비스 이미지(사진출처=아이씨)

  23일, SM그룹 해운 부문 계열사 KLCSM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전표 자동화 솔루션 ‘에스크유어닷워크’를 도입한다고 밝혔습니다. ‘에스크유어닷워크’는 선박용 기자재나 부품 구매, 선박 수리 등에 필요한 비용·회계처리를 일정한 거래 유형별로 기록하고 관리하는 AI 기반의 서식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이 시스템은 생성형 AI와 광학문자인식(OCR), 다큐멘트 AI 기술을 통합해 각기 다른 청구서를 표준화된 형태로 변화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를 통해 전표에 첨부하는 문서 검수와 타이핑 등 단순 반복 업무에 드는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습니다. 권오길 KLCSM 대표는 “이 시스템 도입은 전반적 업무 생산성과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해운업의 디지털화와 AI 기술 고도화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앞서 KLCSM은 지난 2일 팀리부뜨와 이번 전표 자동화 시스템 개발을 포함해 해운업의 디지털 전화(DX) 사업을 본격화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또한, 삼일회계법인은 회계 전문 AI 스타트업인 CCK솔루션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현금흐름표, 주석, 내부회계평가 작성 자동화 툴을 공동 개발하고 마케팅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지난 31일에 밝혔습니다. 앞서 언급된 ‘CCK솔루션’은 회계감사 업무의 생산성을 높이는 LLM(대규모언어모델) 기반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회계 업무 전방에 걸쳐 방대한 양의 문서 데이터 확인, 각종 조회서 관리, 고객사 커뮤니케이션 등을 효율화할 목표로 하며 이를 통해 회계사들은 전문가적 판단에 집중할 수 있으며 회계품질을 향상할 수 있습니다. 삼일회계법인은 이번 협약을 통해 회계 분야와 관련된 디지털 역량을 CCK솔루션의 AI 혁신 기술과 결합해 회계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입니다. 회계 자동화 툴은 학습된 AI를 기반으로 재무제표 및 주석 작성뿐만 아니라 내부회계평가 자동화 기능까지도 수행하게 됩니다. 기업이 그동안 수작업으로 수행했던 내부회계 자체평가 업무의 고수를 줄이고, 기업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더욱 철저히 관리할 수 있어 회계 투명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와 더불어 삼일회계법인은 이미 회계처리를 도와줄 AI를 마련해 사용 중입니다. 자체 자료를 통해 만들어낸 AI로 실무자가 회계처리에 관한 궁금증이 생겼을 때 언제든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이승호 삼일 PwC 금융부문 대표는 “현재 베타테스트가 진행 중인데, 회계처리에 관한 질문을 제기했을 때 정답을 내놓을 확률은 약 78%”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챗GPT4옴니를 통해 같은 것을 물어보면 정답률이 36%가 나온다”며 “우리가 만든 것은 한정된 내용과 데이터 속에서 정확한 답을 내도록 한 것이기에 AI의 전반적인 성능과 별개로 정확도는 더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추가적으로, 국내 주요 회계법인(빅4 회계법인)은 회계감사 분야에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혁신 기술 적용을 가속화하기 위해 ‘빅데이터와 AI 시대의 회계감사’ 세미나를 열고, 각 회계법인이 회계감사 업무에 활용 중인 AI 및 빅데이터 기술 등을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삼정회계법인은 회계감사 플랫폼에 AI 비서인 코파일럿(Copliot) 내재화를 추진하여 내·외부에서 수취한 회계감사 자료를 요약하거나, 참고 자료 링크를 연결시키도록 하였습니다. 한영회계법인은 계약서 및 거래내용 검토 등에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 많은 양의 계약서를 디지털화하고 증빙의 주요 내용을 광학시문자인식장치(OCR)을 통해 추출하는 등의 검토 절차를 자동화하고 있습니다.

 

  AI가 미래 회계사업에 가져올 변화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합니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은행이 발표한 'AI와 노동시장의 변화'에 따르면 회계사의 AI 노출지수는 19%로 의사 및 변호사와 함께 AI에 의해 대체 가능성이 높은 직업군으로 분류되기도 했습니다. 기업에서 재무제표 작성에 필요한 전표입력 등 단순 반복 업무는 지금까지 사람이 수행했지만, AI가 탑재되면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를 통해 상당 부분 자동화되어 사람이 이러한 업무를 할 필요가 없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AI는 기업의 과거 회계 정보뿐만 아니라 시장 전망 등 외부정보를 자동으로 학습해 미래 매출과 이익을 보다 정확하게 추정할 수도 있으며 과거 표본추출에 기반해서 수행했던 작업에 데이터 분석을 활용하면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이면서 전수조사가 가능해집니다. EY한영이 국내 기업의 회계·재무·감사 등 업무에 종사하는 직원 59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2년 회계감사와 디지털 감사 인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9%는 횡령 또는 부정의 적발에 디지털 감사가 도움이 됐다고 답했습니다. 아래의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디지털 감사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 것은 대용량 자료의 분석 처리로 회계오류나 부정을 식별하기 용이하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AI가 감사 의견에 필요한 감사 결론을 도출할 수 없으며 법규상으로도 감사 결론은 인간 회계사의 고유 영역이라고 답하였습니다. 삼일PwC의 오기원 감사부문 대표는 “현재 국내 법규, 국내 외부감사기준 등의 규정상 AI는 회계사의 고유 영역인 판단을 대체하거나 감사 의견을 위한 감사 결론을 도출할 수 없기 때문에 AI가 감사를 수행한다고 표현할 수 없다”고 설명하였습니다. 즉, 기존의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는 AI 기반 RPA에 의해 효율성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지만 AI의 도움을 받더라도 복잡한 사실관계에 대한 분석과 전문적인 판단은 최종적으로 전무성과 경험을 갖춘 사람이 담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현재의 전망입니다. 미국 경제 전문 CNBC는 “회계사란 직업은 남겠지만 AI를 사용할 줄 아는 회계사가 이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을 대체할 것은 기정사실”이라고 전문가의 전망을 설명했습니다. 기업과 회계업계는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을 재정의하고 이를 위해 투자를 확대해야 할 것입니다.

 

[출처]

- 삼일회계법인·CCK솔루션, AI 회계자동화 툴 개발 MOU 체결, <파이낸셜뉴스>, https://www.fnnews.com/news/202407310932586306, 2024.07.31.

SM그룹 해운계열사, AI로 선발 기자재·부품비용 회계 처리, <연합뉴스>, https://n.news.naver.com/article/001/0014822916?sid=105, 2024.07.23.

삼일회계법인 “자체 개발 회계처리 AI, 챗GPT4옴니 보다 2배 더 정확”, <매일경제>, https://www.mk.co.kr/news/business/11069416, 2024.07.17.

네이버, 회계 AI솔루션 스타트업 ‘CCK’에 프리A투자, <시장경제>, https://www.meconomy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88971, 2024.02.20.

빅4 회계법인, 회계감사 분양에 AI·빅데이터 적용 가속화, <전자신문>, https://www.etnews.com/20230621000183, 2024.06.21.

[AI혁명](64) AI 회계사가 기업 재무분석 3분 만에 완성, <아시아경제>, https://cm.asiae.co.kr/article/2023091722275742884, 2023.09.18.

AI 기술과 회계의 미래, <내일신문>, https://www.naeil.com/news/read/487753, 2024.01.30.

[회계도 AI시대]⓶인간 회계사 사라질까…감사 결론은 결국 사람이, <아시아경제>, https://cm.asiae.co.kr/article/2023022708383627369, 2023.03.02.